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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26 제목 고맙고 미안했어요 글쓴이 조주연 날짜 2010-04-02
저는 만삭의 아내와 함께 태교음악회를 감상했습니다.
이번 태교음악회는 저와 아내, 그리고 뱃속의 아기 이렇게 셋이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선율과 재치있는 단장님의 말 솜씨에 감동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정말 즐거운 두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날씨도 안좋고 주말이라 움직이기도 귀찮아서 음악회에 별로 가고싶지 않았지만 아내가 워낙 가고싶어 하여 따라나섰습니다.
그런데 정말 기대이상의 즐거움과 행복을 맛보았습니다.
음악회에 가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것 같아요.

확실히 라이브로 음악을 들으니 뱃속 아기도 좋은지 유난히 잘 움직인다며 아내가 신기해하더군요.
평소에도 이렇게 음악을 좋아했던가 싶을 정도로요!

저는 아내와 7년을 연애하고 오랜 기간 연애를 하다 보니 어영부영 자연스럽게 2006년 4월에 결혼하였습니다.
사실 저는 제대로 된 프로포즈를 못 하고 결혼을 했네요.
그냥 오래 만났고, 둘다 직장을 잡았고..
그러니 당연히 결혼을 하는거라 생각하여 "부모님께서 언제 결혼할거냐고 하시던데?"라며 결혼 얘기를 꺼냈고
그냥 그렇게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아내는 내내 프로포즈를 받지 못한게 서운한 눈치였습니다.

그러던 중 음악회에서 프로포즈를 하지 않고 결혼한 커플에게 만회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아내는 제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기대에 찬 눈빛을 보냈지만, 저는 쑥쓰러운 마음에 선뜻 나서지 못했습니다.
아내가 다른 사람들의 프로포즈를 보며 감동받아 우는데 미안해지더군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제와 생각하니 챙피하더라도 아내를 위해 멋지게 나설걸.. 하는 후회도 드네요.

음악회를 감상하는 동안 아내의 임신 사실을 들은 그 날 부터 지금까지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습니다.
결혼하고 4년만에 아기가 생겨서 저희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아내에게 잘 해주지 못 한 것 같아서 참으로 미안했습니다.
남들은 태교여행이다 뭐다 해서 여기저기 좋은거 먹으러, 좋은거 보러 다니는데.. 저희 아내는 일하는 동안 아기가 안좋아서 7개월째에 강제로 일을 쉬게 되기까지 저와 다툼도 많았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아내를 잘 챙기지 못하는건 "직장일을 우선시하느라 스스로를 대우받지 못하게 행동한 아내의 탓"으로 돌리곤 했죠.
하지만 7개월 째 아내가 일을 그만 두고서도 상황은 별로 좋아지지 않아서 외출을 많이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추억도 만들어 주지 못했죠.
제 성격이 활발하지 못해서 적극적으로 태교도 함께해주지 못하고.. 운동도 함께하지 못하고.. 이래저래 미안한 것들이 쌓여왔네요.

그런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그동안 잘 참아준 아내가 고맙기도 했습니다.
이번 음악회는 단순히 아기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기회만이 아니었네요.
막달인 아내와 겪은 지난 10개월의 시간을 다시 생각하게 하였고,
서로 힘들었던 저와 아내 모두에게 위안이 되고, 서로에게 감사하는 시간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저와 아내, 그리고 우리 아기까지 모두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미래로태교음악회.. 참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