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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21 제목 아기가 너무 좋아했어요 글쓴이 김주영 날짜 2010-03-31
이제 예정일을 보름 앞둔 예비맘이에요.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이렇게 좋은 음악회에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사실 태교음악회가 열린다는 브로셔를 받았을 때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어요.
바깥외출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신랑은 그런 음악회는 취미삼아 만든 작은 단체에서 학예발표 하듯 하는걸거라며 거길 꼭 가야겠냐더군요.
하지만 저는 연주자들의 실력이 어떻든 간에 우리 아가가 뱃속에 있을 때 좀 더 많은 경험도 하고 싶고, 늘 스피커를 통해서 들리던 악기 소리를 직접 들려주고 싶기도 한 마음에 혼자라도 가겠다고 우겼어요.
다행히 남편이 툴툴거리면서도 고맙게도 따라나서주더군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깜짝놀랐어요.
입구부터 환하게 맞이해주시던 간호사 언니들도 친절했구요.

저에게 이번 공연은 아기의 생기를 느낄 수 있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고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임신 중기부터 병원에 갈 때마다 자궁이 뭉쳐있거나, 양수가 적어서 7개월 째에 일도 그만두고 집에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양수는 늘지 않고 애기가 너무 내려와 있거나, 너무 안자라거나 하는 등.. 하여간 안좋은 소리만 내내 들어와서 병원에 갈 때마다 "오늘은 또 무슨 말을 들을까. 또 혼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고, 임신 막달이 되면서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었어요.
워낙 양수가 부족하고 아기가 작아서 입원도 하고 태동 검사도 몇 번을 받아왔지요.
제가 아기에 대해 희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건 태동 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음악회가 열리는 약 두시간 동안 우리 아기가 이렇게까지 활발하게 놀았던가 싶을 정도로 많이 움직이더군요.
그동안 여러가지 음악을 들려주긴 했지만 다른 일을 하면서 음악을 듣다보니 음악에 집중을 하지 못해서 그런지 아기기 이렇게 좋아한 적이 없었는데말이죠.

단장님께서 태교음악의 최고봉이라고 하신 생상의 백조를 들을 때는 저보다도 남편이 더 감동하여 잠시 배우다가 그만둔 첼로를 다시 연습하겠다고 두 팔을 걷어부쳤습니다.^^
저 역시 잠깐 치던 피아노를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아기에게 전자기기를 통한 음악이 아닌 살아있는 음악을 들려준다는게 이렇게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니..

단장님의 재치있는 말과 행동이 제 마음까지 유쾌해지게 해주셨어요.
단장님의 말씀에 매번 환호하고 박수치면서 열심히 호응을 했음에도 단장님 위치에서 먼쪽 사이드 앞에 앉아서인지 봐주시지 않기는 했지만요. 흑흑..

틈틈히 펼쳐진 프로포즈 이벤트, 친정엄마와의 시간 이벤트 등도 감동적이었어요.
어린 나이에 결혼한 남자가 무릎을 꿇고 고백을 할 때는 저도 함께 눈물이 흘렀구요, 단장님께서 시를 읊어주실 때 역시 눈물이 흘렀어요.
쑥쓰러움을 무릎쓰고 엄마께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문자도 보냈구요. 엄마가 그 문자를 받으시고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앞으로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음악회 중간에 떡과 음료를 나눠주신 것도 정말 감동이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출출해서 뭘 좀 사다먹고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간식까지 챙겨주시니 정말 산모입장에서 준비한 음악회구나.. 하는 생각에 고마워지더라구요.

아무튼, 태교 음악회 이후 왜 그동안 태교에 더 집중하지 못하였을까 하는 아쉬움과 함께 지금부터라도 더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여러가지 경험을 하게 해주리라고 굳게 다짐했어요.

옆자리에 담당 선생님께서 앉으셨는데 음악회를 듣는 동안 태동이 많았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하시면서 함께 기뻐해주시더라구요.

그 날의 음악회는 제가 아기를 잘 낳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을 꽤나 많이 완화시켜준 계기가 되었어요. 출산에는 걱정과 스트레스가 가장 큰 적이라고 하는데 마음이 한결 편해져서 "순풍순산!"에 대한 희망이 오히려 커졌어요.

제 마음의 불안감을 사라지게해준,
남편과의 행복한 추억을 하나 더 만들어준,
우리 아가의 태동을 온 마음으로 즐겁게 느끼게 해준
정말 뜻 깊은 시간이었어요.

문화행사를 접할 기회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춘천이기에 앞으로도 이런 음악회를 꾸준히 개최해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정말 잊지못할 음악과 시간을 선물해준 "미래로 태교음악회!" 정말 감사합니다 ^^